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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보다 인맥? "취업도 부모 입김 작용해" 뿔난 20대들
스펙보다 인맥? "취업도 부모 입김 작용해" 뿔난 20대들
  • 이현우 기자
  • 승인 2019.11.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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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관련 이미지. /더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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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헬리콥터 부모가 활약하는 시대가 됐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부모의 인맥이 취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들린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대학진학과 성공을 좌지우지 한다. 부모의 경제력은 곧 인적 네트워크로 직결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부모의 인적 네트워크력이 취업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취준생 권모(남,23)씨는 "뒤에서 자녀의 취업에 힘써주는 부모들을 보기도 하고 실제로 인사 과정에 개입하는 경우도 봤다"며 "한국 사회의 불공정함이 대학 입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업에도 만연해 있음을 느낄 때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 "이력서 좀 줘봐…" 아빠가 책임질게

L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이모(여.25) 씨는 "내 친구는 명문대를 나와 중견기업 대표로 있는 아버지 인맥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소개 받는다"고 말했다. "취업이 안 되면 아버지 회사의 거래처 대학병원이 많기 때문에 별 걱정하지 않는다"는 친구의 말을 듣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력서 100통을 써서 몇 군데 연락오는 게 고작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인맥 좋은 부모를 가진 소수는 이력서 두 세 개만 준비해서 넣으면 즉시로 최종면접까지 가는 '프리패스 권'을 얻기도 한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의 90.3%는 "씁쓸하지만 수저계급론은 현실"이라고 응답했다. 출세하기 위해 세 번째로 필요한 요소는 다음아닌 인맥이었다. 부모의 재력이 첫 번째고 두 번째가 개인의 역량이었다. 뉴스를 봐도 인맥을 통한 취업 청탁이나 고용세습이 작동함을 알 수 있다.

기사 관련 이미지. /더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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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맥 쌓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도

학생 때부터 취업준비생이 스스로 인맥을 쌓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서울 K대 경제학과 재학생 서모(21) 씨는 동아리 선배 사례를 이야기했다. 인턴 면접 때 잘 하지 못해 탈락할 거라 생각했는데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로 면접 본 회사에 다니는 대학 선배가 사전에 '잘 봐 달라'며 연락한 힘이 작용한 것. 부모가 인맥으로 취업을 알선해주지 못하는 취준생은 스스로 그 길을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 재수 삼수가 흔한 말이 될 만큼 취업난이 악화되자 부모가 자녀 취업에 발 벗고 나서는 풍조가 형성되고 있다. '불공정'이 올해 하반기 화두로 떠올랐다. 알게 모르게 부모의 인맥이 취업 당락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취준생들은 삶의 의지를 잃기도 한다.

경기도 A대학에 재학 중인 배 모씨는(남,25세) "제대 후 열심히 공부해서 취업하려 애쓰고 있다"며 "잘 나가는 부모를 둔 자녀들이 학점 관리도 하지 않고 놀다가 대기업에 취업하는 걸 보면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뿐 아니라 취업에까지 공공연하게 인맥이 작용하는 사회는 정의가 무너진 사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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